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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드 영화 리뷰와 꼭 봐야 하는 이유 세 가지

by 날아지니 2024.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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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자컬 영화 위키드가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개봉했습니다.
11월 20일에 상영을 시작했고, 북미는 이틀 뒤인 11월 22일에 개봉합니다.
세계 최초인 이유는 사실 우리나라는 수요일 개봉, 미국은 금요일 개봉이 관례이고 우리나라의 시차가 빠르기 때문인데요,
그래도 한국의 영화시장 규모(세계 4위), 관객 반응 수준과 속도, 뮤지컬 영화와 애니메이션이 인기를 끌어온 점 등으로 위키드 역시 한국 시장을 중시하는 것은 맞죠.
 

위키드 내력

개봉 첫 날 본 따끈한 리뷰에 앞서 위키드 탄생 이력부터 살펴봐요. 
저는 뮤지컬 위키드만 알았는데 원작 소설이 있었어요. 
미국 작가 그레고리 매과이어가 1995년부터 2011년까지 4권의 연작(우리나라는 6권)으로 발표한 소설이 원작이랍니다. 
시리즈를 <The Wicked Years>로 부르는 판타지 소설이에요. 미국의 고전, <오즈의 마법사>를 토대로 2차 창작을 한 것이기에 팬 픽(Fan Fiction팬 픽션)이기도 해요. 그레고리 매과이어 작가님이 펴낸 '위키드'는 <오즈의 마법사>를 완전히 새로운 시각으로 보았고, 사회 비판과 풍자를 담았기에 꽤 심오한 내용이에요. 아동문학이라기 보다는 성인을 위한 문학이라 해도 부족함이 없죠.
이를 2003년 뮤지컬로 탄생시켜 오늘날까지 브로드웨이 1,2위를 다투는 인기있는 뮤지컬로 성행하고 있어요. 
뮤지컬은 원작과 많이 다르다고 해요. 어두운 분위기와 비극은 걷어내고 두 여주인공의 우정을 강조하고, 환상적인 분위기, 가창력을 만끽하는 노래들로 채웠어요. 그 결과 원작 소설보다 더 인기있는 뮤지컬이 되었고 이렇게 2024년 영화로도 탄생하게 되었답니다. 보통 인기 소설을 영화화하는데 위키드 뮤지컬이 정말 대단한거죠? 영화까지 나왔으니 앞으로 파생상품은 계속 나올 거에요. 
 
긴 러닝타임을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재밌게 보다가 갑자기 띡~ 1편 엔딩이라고 나와 황당하게 만들어요. 
심지어 2편이 바로 이어진다고 생각한 분도 계셨어요. 
2편은 1년 후인 2025년 11월 21일에 선보인대요. 스토리를 원래 의도대로 전달하고, 보여줄 것이 많기 때문에 도저히 한 편으로는 압축할 수 없었다네요. 촬영은 다 끝났다는데 1년이나 기다려야 하다니... 

 

출연진

무엇보다 탑스타 아리아나 그란데가 나온다는 사실이 꼭 보고 싶다는 욕망을 불질렀어요.
성공한 캐스팅이 그렇듯 아리아나 그란데 역시 금수저 인싸 글린다 역에 찰떡이에요. 
'허세만랩 공주병'이라는 수식어가 붙던데 제가 보기엔 그냥 공주 맞아요. 그녀가 부르는 '파퓰러(Pppular)' 가사에 딱 맞는, 누구나 보면 좋아하고 선망하는 예쁘고 귀여운 공주. 기숙사 맨 윗층을 펜트하우스처럼 (스위트 룸 아닌 스위트 층) 쓰는 부잣집 딸답게 가볍고 철딱서니 없지만, 여유있고 구김없는 마음을 가졌어요. 사람들에게 인기있고 사랑받는 것이 당연하고 중요한 것이기에 어떻게 하면 그렇게 될지 온 관심과 눈치가 발달했어요. 그래서 매력적인 외모와 착한 이미지로 포장하는데 착한 것도 맞더라구요. 자신의 선물로 더욱 놀림감이 된 엘파바에게 다가가 같은 춤을 추며 친구가 되는 순간은 상징적이고 감동적이었어요.  
아리아나는 글린다 역을 스무살때부터 맡고 싶어했대요. 오랫동안 훈련했고, 이 역할을 하며 팝스타로서의 모습을 지우고 개인적인 상처도 치유했다고 하네요.
 

출처: Wiked Movie 공식 유튜브 Popular

 

 

그런데 작품의 주인공은 글린다보다 엘파바에요. 그 역을 신시아 에리보가 맡았어요. 
신시아 에리보? 저는 잘 몰랐는데  또 다른 뮤지컬로 토니상을 수상한 상당한 실력파더라구요. 흑인 특유의 소울 가득한 노래부터 폭발적 가창력을 보여주는 주제가 <Defying Gravity>까지 정말 빠져들게 만듭니다. 깊이있는 눈매와 언니같은 푸근함을 지닌 매력적인 인물이에요. 
"저 초록 피부는 CG겠지? 설마 매번 저렇게 칠하고 찍겠어?" 생각했는데요, 뮤지컬의 경우 MAC화장품의 보디 페인팅용 물감을 바르는 것을 취재한 기사가 있더라구요. 얼굴, 목, 손, 귀 안쪽까지 바르고, 땀에 지워지지 않는 크림, 진짜 피부처럼 보이게 하는 시머까지 바른대요.
그걸 보니 신시아 에리보도 매번 분장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히려 흑인이라 어두운 초록빛이 더 자연스럽게 표현된 듯해요.
 
왕자님처럼 멋진 남자 주인공 피예로 역은 조나단 베일리에요. 이전 작품들에서는 조연을 주로 맡았던데 잘 생기긴 했지만 좀 나이들어 보인다는 생각을 했어요. 
글린다를 짝사랑한 보크 역의 에단 슬레이터는 아리아나와 바람피웠다는데 별 매력을 못 느끼겠더라구요. 오랜만에 본 양자경은 반가웠어요. 마법학교 교수이자 뛰어난 마법사 마담 모리블로 나와요.
 

관람을 추천하는 이유 세 가지

영화 관람을 고려한다면 망설이지 말고 보러가시라고 권해요.
이유는 음악, 셋트, 메세지때문이에요. 
뮤지컬로 성공한 것은 원작을 밝고 환상적으로 구현하고, 완성도 높은 음악이 있기 때문이잖아요.
위키드 뮤지컬 음악을 만든 스티븐 슈워츠는 이 영화 스토리텔링을 위해 새로운 곡을 추가했다고 해요. 올해 76세인데 작사, 작곡 다 하세요. 1편에서는 확장된 부분이 있고, 2편에서 완전히 새로운 2곡이 등장한다고 하네요.
놀라운 것은 감독이 보컬이 모두 라이브로 녹음되었다고 밝힌 점이에요. 아리아나와 신시아의 자신감은 대체 뭔가요? 그녀들은 "사전녹음은 엿먹어. 라이브로 하자(F*ck the pre-records.We're going live.)"라고 했대요. 도구를 달고 점프를 하는 스턴트 연기가 필요할 때도 말이죠. 이런 실력파들이 맘껏 기량을 발휘하며 날고 긴 작품이니 얼마나 멋지겠어요!
유독 이 작품은 많은 배우들이 노래할 때 성악적인 발성을 쓴다고 느껴졌어요. 글린다(아리아나 그란데)도 좀 그렇고, 엘파바(신시아 에리보)만 별로 그런 느낌이 없던데...나중에 ost도 나오겠죠?
 

출처: Wiked Movie 공식 유튜브, The Wizard and I

 

셋트는 모두 실재로 만들었다고 해요. 에머랄드 시티와 먼치킨랜드의 건축물들, 드넓은 튤립밭과 광활한 풀밭, 신기한 기차...등이 모두 거대한 실재 세계랍니다. 저는 사실 CG가 조금 구리다고 생각했는데... 제작비가 너무 많아서 그런 건지, CG 구현할 실력과 시간이 안 된건지... 농담이고요, 실재 사물이 주는 독특한 질감과 따듯함이 있죠. 감독은 그걸 원했겠죠? 
 
마지막으로 위키드의 메세지.
많이 탈색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원작에서 넘어온 비판 의식과 많은 은유가 있어요.
'소수자에 대한 다수의 죄책감없는 편견,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공공의 적을 만들어 내고 악인을 만들어 내는 권력자, 그것에 동조하는 아무 생각없는 군중들'은 오늘날에도 유효한 날카로운 지적이에요.
동물들이 말할 수 있고, 심지어 대학 교수로 강의까지 하는 점도 멋졌어요. 저는 식물, 동물들의 얘기를 들어보고 싶고, 서로 소통하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하거든요. 그런데 극 중에서 동물들이 갑자기 말을 못하게 된다는 설정은 억지스럽다고 생각했는데요, 곧이어 그 역시 은유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공포와 강압으로 말을 못하게 하는 것이 말을 잃은 것과 같다는...
글린다와 엘파바의 우정이 어떻게 펼쳐질지 너무나 기대되요.
글린다가 살짝 변절 기미가 보이는데 결말은 해피엔딩이라니 좋게 돌아오겠죠?
잘 생긴 왕자와의 로맨스 이야기가 아니고 여성들의 우정이야기라서 좋아요. 서쪽 마녀로 상징되는 악에 대해 뒤집어 생각해 보게 하는 풍자와 기발함, 사회 비판에 대한 공감 덕분에 감상이 계속 풍부해지는 것도 좋아요.
 
엘파바는 선한 마음, 자존감, 미지의 세계에 도전하는 용기, 무엇보다 특별한 재능(능력) 등 영웅의 조건을 모두 갖추었어요. 그런데 영웅이 아닌 마녀가 되었죠. 기득권을 위한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서 말이에요. 누가 그렇게 만들었나? 이야기가 아닌 역사 속에서도 있었던 사례들... 이런 생각거리들을 던져 주는 것도 좋구요.
 

출처: Republic Record 유츄브. Defying Gravity

 
 
우리말 더빙 배우분들도 쟁쟁하던데 더빙판도 보러 가고 싶네요. 
여러분 <위키드>의 매력적인 세계를 강추합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보실지 궁금하네요. 
가능하면 Dolby Atmos도 보시구요. 자녀와 같이 보았다면 함께 이후의 시나리오를 자유롭게 그려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