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 머니 룩만 알면 놓치는 것들 3가지

'올드머니룩'은 작년 중반기 이후부터 급격히 높은 비율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올드머니룩은 집안 대대로 많은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상류층의 패션. 즉 부유한 가문의 상속자들이 입을 만한 복장을 뜻한다.

출처 : 서울경제 ［신조어사전］

 

튀지않는 뉴트럴 색상, 숨겨진 로고 브랜드, 고급 소재와 고급 기술의 깔끔한 재봉, 단정하고 고전적인 멋의 패션스타일이라는 것은 이제 다들 잘 알고 있습니다.

 

올드 머니 룩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모습. 좌-영국 왕세자비 케이트 미들턴과 왕세자 월리엄 원저, 우-판스타 라이오넬 리치의 딸 소피아 리치는 아버지가 자수성가한 뉴머니라 상류층 2세에 불과했으나 유니버설 창업자 아들과 결혼하면서 진정한 올드머니가 되었답니다.

 

그런데 정작 올드머니에 대해서는 너무 피상적으로 알고 있거나 잘 모르고, 왜 올드머니룩이 유행하게 되었는지, 그것이 주는 시사점 등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트렌드 분석가 김용섭님이 낸 「라이프 트렌드 2024」에서 그 내용을 깊이있게 다뤘네요.

책에서 소개한 정보를 바탕으로 우리가 올드머니 트렌드에 대해 놓치지 말 것 3가지를 소개해 보겠습니다.

 

1. 놓치지말 것 첫째, 올드 머니 개념에 대해 알고는 가자

먼저 올드머니(Old Money)는 말 그대로 오래된 돈으로 옥스퍼드 사전은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번 것이 아니라 물려받은 돈

 

즉 뉴머니(New Money)처럼 자수성가해 부를 획득한다고 될 수 없고, 태생부터 부유한 가문에서 태어나고 상당한 유산을 가지고 있어야 가능한 것입니다.

출처: 미래에셋증권 매거진. 대표적인 대대손손 부자가문 로스차일드 가문의 주말 별장 저택,  현재는 로스차일드 자선 신탁에서 관리

 

올드 머니의 원조는 영국으로 영국 부자는 올드 머니가 보편적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물려받은 부이기에 잘 유지하다 다음 대로 넘겨주는 것이며 자신이 쟁취한 것이 아니기에 자랑할 이유도 없습니다. 그래서 영국 부자은 스텔스 웰스(stealth wealth-숨어서 부를 누리기), 조용한 럭셔리(quiet luxury)가 기본 태도이고, 오히려 부를 자랑하는 것은 천박하게 여겼습니다. 그래서 영국 사람들은 당연하게도 부자에게 관심이 없으며 존경할만한 부자만 존경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올드 머니는 대대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적극적으로 자선과 기부를 하며 존경받을 만한 위치를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프랑스 귀족이 예술가를 후원하며 철학과 예술을 논하고 교류하는 살롱문화를 만든 전통을 이어 올드 머니는 예술에 대한 깊은 조예, 고급 취향과 안목을 자랑합니다. 승마, 테니스, 요트, 골프 등 그들만의 리그가 형성되는 취미를 즐깁니다.

 

올드 머니가 즐기는 상류층 스포츠

 

시대 전환의 흐름을 잘 타 떼돈을 번 뉴머니는 미술관을 짓고 거액을 학교와 사회에 기부하며 올드 머니로 전환하려 애씁니다. 그런 일관된 행보가 수십년간 이어지면 올드 머니 대열에 합류하고 뉴머니의 2, 3세들은 자연스럽게 올드 머니가 됩니다. 

한국의 경우 삼성, 현대, SK, 신세계 그룹이 3~4대를 이어가며 뉴 머니가 올드 머니로 된 경우이나 자선과 기부, 예술에 대한 후원, 사회 공헌도 등에서 뒤쳐저 외국처럼 인정이나 존경을 받고 있지는 않습니다.

 

2. 놓치지말 것 둘째, 올드머니를 추구하는 욕망의 밑바닥에 있는 것

위에서 올드 머니는 돈만 많다고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태생적으로 그렇게 태어나는 것, 문화자본과 취향까지 구비하며 걸맞는 사회 공헌을 해야 한다는 것까지 알았습니다.

따라서 그렇게 태어나지 못한 일반 사람들은 부자는 되어도 결코 올드 머니가 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올드 머니처럼 보이는 것, 적어도 그렇게 꾸미는 것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귀한 사람이 되는 길이 아닌, 귀티나게 보이는 법이 인기를 끄는 것처럼

올드 머니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관심과 욕망이 커지면서 따라하고 흉내내려는 욕망으로 심화되었습니다.

뉴 머니는 부러우면서도 시기 질투하는 배아픈 대상이지만

태생, 전통, 취향, 존경을 지닌 올드 머니는 애초에 넘사벽이라 배아파할 수 없고 선망의 대상일 뿐입니다.

 

결국 뉴 머니, 일반 대중 모두 올드 머니를 따라하고 싶어합니다. 

 

올드 머니를 추구하는 욕망의 밑바닥에는 최고의 신분 계층을 지향하는 마음, 

겉보기만이라도 흉내내어 인정 욕구에 대리 만족을 하고 싶은 마음이 깔려 있고

결국은 코스프레하며 자신을 위장하는 것입니다. 가성비 높은 방식으로...

 

3. 놓치지말 것 셋째, 알고난 뒤 우리의 대처

 

◈일적인 측면

김용섭 소장은  사람들의 올드머니 추구라는 욕망을 잘 읽어 여러 산업 분야에 돈이 몰릴 수 있으니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제안하고 있습니다.  패션·여행·레저 스포츠 업계에서 활용할만한 아이디어를 제시합니다. 자선단체·봉사단체·기부단체에도 부자들을 더 공략할 기회가 옴을 말하고, 방송/출판/전시에서도 올드 머니가 활용성 높은 키워드가 된다고 합니다. 

분야마다 올드 머니를 적용할 만한 요소를 찾아서 시뮬레이션해 볼 것, 트렌드의 출현 배경·이유·방향을 알아채 자신의 분야에 응용해 커스터마이징할 것을 강조합니다. 

 

◈거시적인 측면

인간 사회에서 계층이 분화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일 것입니다.

그것은 교육 수준, 문화 자본, 소유한 부의 정도, 사회 공헌도 등 기준에 따라 여러 가지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미국 명문대 입학에 소수 인종과 저소득층 할당제가 최종적으로 다양성을 증대시키고 해당 집단의 발전에 도움이 되었다는 결과가 나오듯이 가난한 부모의 재산에 따라 계층이 세습화되는 것, 재산만으로 존경과 관심을 받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올드 머니 룩만 따라할 것이 아니라 

꾸준히 기부/봉사하는 선행, 일관된 직업 소명 의식을 갖고 공헌하는 것, 예술적/문화적 깊이 등
좀 더 의미있고 존엄한 다양한 것들로 인정받고 존중받는 사회가 되기를, 그런 사회를 만들어 가기를
결국은 나로 살아가는 기쁨을 누리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