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TV부문 권위있는 시상식 중 하나인 미국의 제 81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이 지난 1월 7일 거행됐습니다.
이 포스팅에서는 골든글로브가 어떤 행사인지, 한국계 감독과 배우가 거둔 성과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
골든 글로브 시상식이란?
헐리우드 외신기자협회가 전세계의 영화와 미국 TV분야 27개 카테고리에서 뛰어난 작품과 배우에 대해 상을 주는 행사로 1944년 시작되어 올해 81회를 맞았습니다.
헐리우드 외신 기자 협회(HFPA, Hollywood Foreign Press Association) 회원들의 투표로 선정되고
영화에서는 아카데미상, TV에서는 에미상이 최고로 인정받는데 반해 골든글로브는 2등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2021년 <미나리>가 작품상에서 배제되고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것에서 알 수 있듯
비영어권과 흑인에 대한 배타성이 있고 회원 해산과 배우와 영화사 보이콧 등 홍역을 거치며 개혁 중입니다.호텔에서 만찬을 즐기며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시상하는 것도 특징입니다.
올해 3관왕을 거둔 <성난 사람들>
우리와 상관이 있는 기록부터 살펴보겠습니다
- 2020년 <기생충> 외국어영화상 수상
- 2022년 <오징어게임> 오영수 남우조연상 수상
- 한국계로 범위를 넓히면 산드라 오가 2005년과 2019년 TV부문 여우조연상
드디어 2024년 올해
한국계 이성진 감독의 Beef(비프: 한국 제목 '성난 사람들')가
TV미니시리즈·TV용 영화 부문 작품상/남우주연상/여우주연상 3관왕의 쾌거를 올렸습니다.
스티브 연이 받은 이 상은 한국계 배우로는 처음으로 골든 글로브 남우주연상을 받은 것입니다.
스티브 연(연상엽) 소개
2018년 영화 '버닝' 에서 맡은 역할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최초의 아시아계 미국인 배우로 새 역사 기록.
봉준호 감독의 '옥자' (2017), 윤여정 배우의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으로 유명한 정이삭 감독의 2020년 '미나리', 조던 필의 '노프'(2022)에 출연
2021년 타임지에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중 한 명으로 선정
<미나리>를 본 분들은 그의 연기에 깊은 인상을 받았을 겁니다.
<성난 사람들(Beef)>는 감독이 경험한 일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몇 년 전 녹색 신호등이 바뀐 사실을 모르던 나에게 뒤에 있던 흰색 BMW가 쉬지 않고 경적을 울렸다”면서 '운전자인 백인 남자가 소리를 지르며 난폭운전을 시작해 나도 그를 따라 잡으려' 살벌했던 추격전이 벌어졌었다고 합니다. 드라마에서는 모든 게 절망적인 한국계 노동자 대니 조(스티븐 연)가 마트에서 후진 중 강하게 경적을 울리며 조롱하는 벤츠 SUV 운전자(앨리 웡)의 도발로 도로 추격전을 벌이는 장면에서 시작합니다.
스티브 연은 미래가 보이지 않는 가난한 남자 대니 역을, 엘리 윙은 남편과 소원해져 우울한 삶을 살고 있는 부잣집 여자 에이미 역을 맡았고 넷플릭스 10부작 블랙 코미디 장르로 현대인의 억눌린 분노와 우울, 자괴감을 설득력있게 묘사해 큰 인기를 모았습니다.
미국에서 작가 겸 감독으로 활동하는 이성진 감독은 지난해 한국에서 열린 '국제방송영상마켓(BCWW) 2023' 행사에서 "과거에는 어떻게 하면 미국인이 좋아하는 글을 쓸 수 있을까 고민했다면, 이젠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고 했습니다. "'성난 사람들'은 5∼10년 전이었다면 존재할 수 없었을 작품"이라며 한국계 미국인으로 살아온 경험을 녹여 낸 소회를 밝혔습니다.
콘텐츠 평점 사이트인 메타크리틱에서 100점 만점에 86점을 기록했고, 미국 비평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평론가 평가를 나타내는 신선도 지수 98%를 기록했습니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연출력과 공감을 끌어내는 스토리,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로 5주 연속 넷플릭스 톱 10에 들었다고 합니다. 특히 스티브 연은 좀처럼 일이 풀리지 않아 좌절감을 품고 사는 대니의 지질한 면모를 리얼하게 보여준다니 뭔가 공감과 위안을 줄 듯 하네요.
보수적인 미국 골든 글로브에서 한국계 감독의 작품과 배우가 큰 경사를 거두며 세계인의 지평을 넓히고 있습니다.
참고로 <오펜하이머>가 올해 영화부문 작품상/감독상/남우주연상/남우조연상/음악상 5관왕을 휩쓸며 최다 수상작이 되었고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Boy and the Heron, The)>가 애니메이션 부문 작품상을 을 수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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