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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트렌드 톡톡

아이유 신곡 'Love wins all'이 주는 감동의 비밀

by 날아지니 2024.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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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의 신곡 《Love wins all》이 뮤직비디오는 공개 당일 조회수 1300만회,  음원 공개 1시간만에 멜론 Top100 1위를 달성했습니다. 발매 1시간 만에 '톱 100' 1위를 차지한 것은 (2021년 8월 차트를 개편한 이후) 여성 가수 최초이고, 남녀·솔로·그룹을 통틀어도 2022년 6월 글로벌 슈퍼그룹 '방탄소년단'(BTS) '옛 투 컴' 이후 두 번째라네요.

11일차인 오늘 3994만 회(미쳤다!)

역대급 히트 기록을 보여주고 있는 'Love wins all' 매력에 대해 Key point만 정리했습니다.

이걸 보고 나시면 더 깊은 이해와 감동을 얻게 되실 거에요.

 

첫째, 영화같은 뮤비

뮤직비디오로 선공개했는데 이를 보고 국적, 성별 불문 눈물을 흘린 사람이 많았습니다. 

추격하는 네모를 피해 도망치던 연인이 결국 최후를 맞지만 그럼에도 모든 것을 이기는 사랑을 충분히 느낄 수 있기에...그 안타까우면서도 아름다운 감동을 다들 비슷하게 느끼신 것 같습니다.

 

뮤직비디오 감독은 작년 대종상 최우수작품상을 받은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엄태화 감독님입니다.

2018년 아이유 10주년 기념 콘서트 이지금 VCR 연출을 맡은 인연 이후 5년만의 협업이라는데 그 당시 2년만에 현장에 나가 작업하며 동기부여를 받은 것처럼 이번에도 촬영장에서의 즐거움을 다시 일깨워주었다고 좋아하네요.

뮤직비디오 해석을 위해 감독님이 꿀팁으로 전한 가이드를 참조해보죠.

 

추격하는 '네모'의 존재

고정된 틀(프레임)을 지니는 네모는  주인공들을 향한 차별을 뜻하며, 나아가 우리 일상에서 만연한 각종 차별과 억압 등을 뜻하는 것

 

 

★캠코더의 의미

현재 폐허가 된 배경으로 찍지만, 캠코더가 찍히는 화면은 폐허가 아닌 멀쩡한 오히려 풍요롭고 화려한 세상이고 주인공들마저 장애가 없는 정상인으로 자유롭고 행복한 기분을 만끽하게 한다. 캠코더의 렌즈는 곧 사랑의 필터로 인물들의 내적 혹은 외적인 모습을 뛰어넘어 세상의 아름다운 것들을 바라볼 수 있는 중요한 장치.

 

★주인공이 장애를 가진 것의 의미

아이유는 수화, 입술 체인으로, 뷔는 한쪽 백색 눈으로 장애를 보여주는데 그렇기에 서로를 의지하고 더욱 보듬어주는 모습을 보여줌. 캠코더 속 화면에서 장애가 없는 정상인으로 묘사되어 장애를 극복해야 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아쉽다는 논란을 낳음

 

★웨딩드레스와 턱시도

상투적이지만 '사랑의 결실' 상징

 

최후에 주인공들은 영혼이 되어 날아간 듯 사리지고 옷만 떨어져 내려오는데 하늘에서 떨어지는 드레스와 턱시도는 현실에서 의미 있고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형식들이 과연 참 본질을 보여주는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감독이 여러 시각에 따른 다양한 해석을 환영한다고 한만큼 장애인 비하 논란도 그 해석에 동의하는 쪽, 동의하지 않는 쪽 모두 '그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하며 포용해주었으면 합니다.

저는 주인공들이 쫓아온 네모와 막다른 곳에서 마주하여 먼저 눈이 성한 아이유가 쇠파이프를 집고 공격 자세를 잡는 모습, 다시 뷔가 그 파이프를 뺏어 절규하듯 휘두르는 모습에서 성별 구분없이 사랑하는 이를 지키려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최후를 맞으며 아이유가 뷔의 성한 눈을 가려주는 모습에서는 어머니같은 포용의 사랑을 보았구요.

수동적인 보호받는 여성의 모습이 아니어서 좋았지만 사실 여성이든 남성이든 상관없습니다. 모두 나의 있는 힘껏, 자신의 특성에 맞는 사랑을 하는 것이니까요. 

 

뷔가 출연한 것이 MV의 급상승에 큰 기여를 했지만 정말 환상적으로 잘 어울리는 커플이었습니다.

엄태화 감독이 '남자 주인공은 소년미가 있으면서도 딱 각성했을때는 멋지고 듬직한 면도 있어야 한다'고 했고

그래서 아이유가 "그런 분이 어디 있어요" 했다지만 

결국 감독님이 원하던 이미지가 바로 뷔의 모습이었습니다.

아이유가 그동안 쌓은 인복을 여기서 다 쓴 것 같다고 한 말에 동의할 수밖에 없듯 너무나 찰떡인 사람들이 함께 해주었습니다.

 

옷더미는 크리스티앙 볼탄스키(Christian Boltanski) 작가의 작품을 오마주했다고 합니다. 유태인 대학살 역사 직후에 태어나 자연스럽게 죽음의 의미를 성찰하는 작품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옷무덤의 경우 옷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사연과 인생이 담겨있는 중요한 소재라고 합니다. 

비슷한 옷더미를 만드느라 MV 제작진이 엄청 고생했을 것 같네요. 

출처: Christian Boltanski 의 실제 작품 기록 사진. 좌-Courtesy Marian Goodman Gallery, 우-칠레 산티아고 국립미술관

 

둘째, 참신한 음악

이 곡의 작곡가 서동환님은 아이유의 '겨울잠' 편곡을 맡은 일은 있으나 아이유의 작곡, 편곡을 맡은 것은 이번 《Love wins all》이 처음입니다.이상순, 이효리가 있는 안테나 소속의 96년생 신예 작곡가로 아이유보다도 어리지만 탁월한 음악적 재능을 자랑합니다.

 

대부분의 대중가요 박자가 4분의 4박자인데 이 곡은 색다르게 8분의 6박자입니다('강약약 강약약'으로 박자를 맞출 수 있음)

또한 대부분의 발라드곡에 비해 높은 키로 시작했고 후렴구로 갈때 호흡의 압력으로 밀어붙이듯 빌드업하며 절정에 오릅니다.

이담엔터테인먼트 소개에 의하면

미니멀하고 빈티지한 피아노 인트로로 운을 띄워 맥시멈한 아웃트로에 이르기까지 기승전결이 확실한 발라드 곡으로 '비밀', '이름에게', 'Love poem', '아이와 나의 바다'등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아온 아이유의 대곡 발라드 시리즈를 이어간다. 후반부로 갈수록 전투하듯 휘몰아치는 보컬과 화려한 심포니를 연상시키는 악기 구성들이 감정을 극대화한다.
마치 하늘을 유영하는 듯한 리듬과 그 위에 쌓이는 하모니 테마들이 8분의 6박자의 매력을 높이고, 넓게 펼쳐져 전체 사운드를 온화하게 감싸주는 스트링은 곡의 너비와 깊이감을 더한다.
아이유의 섬세한 보컬 테크닉과 레인지 넓은 멜로디의 조화, 멈추지 않고 달려가는 고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맨 끝에 다다라 아이유의 마지막 숨 한 마디까지 집중하게 될 것이다.

 

◐녹음 비하인드◑

강추위에 7시간을 달린 것 포함, 이틀에 걸쳐 뮤직비디오 촬영을 한 뒤 독감에 걸린 상태로 녹음을 한 것이 비하인드 영상에 나오더군요. 두번이나 미룬 스케쥴이었고, 노래가 괜찮게 나와 결국 강행하여 끝마치게 되었습니다. 고열? 기침? 목 아픔? 어떤 증상의 독감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히 노래부르기에 치명적이고 힘들어하는 모습도 보이는데 이렇게 멋진 노래가 나오는 것이 너무 신기합니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아이유의 노래를 이렇게 평가하는데 공감이 가더군요.

 

트렌드(리듬, 힙함, 따라 춤추고 싶은 곡, 중독성 등)와 관계없이 자신의 감성을 표현하는 곡, 항상 감상할 수 있는 곡이 중심에 있는 점, 외국의 감성이나 그것의 화합보다 항상 가요 감수성이 기본에 있고, 대중이 가장 익숙하고 정서적으로 친밀하게 느낄 수 있는 곡이 많았다. 노랫말은 아이유와 같이 자라난 세대와 공감하는 얘기들이다.

보이 걸그룹 대세이던 시기에 솔로가수로 데뷔해 15년 이상을 솔로가수로 지켜오며 싱어송라이터로 성장해 온 사람이기에 한국 음악계에도 큰 의미다.

 

셋째, 진실한 메시지

작업 노트로 다음과 같은 손편지를 공개했습니다.

출처: EDAM엔터테인먼트 인스타그램

 

누군가는 지금을 대혐오의 시대라 한다.

분명 사랑이 만연한 때는 아닌 듯하다.

눈에 띄는 적의와 무관심으로 점점 더 추워지는 잿빛의 세상에서,눈에 보이지 않는 사랑을 무기로 승리를 바라는 것이 가끔은 터무니없는 일로 느껴질 때도 있다.

하지만 직접 겪어본 바로 미움은 기세가 좋은 순간에서조차 늘 혼자다.반면에 도망치고 부서지고 저물어가면서도 사랑은 지독히 함께다. 사랑에게는 충분히 승산이 있다.

 

사랑하기를 방해하는 세상에서 끝까지 사랑하려 애쓰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여담으로 다섯 곡이 담긴 이 앨범에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특히 나의 팬들에게 바치는 두 곡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이 곡 Love wins all이다.

느닷없이 큰 사랑을 받으며 하루아침에 인생이 달라졌던 열여덟 살부터 지금까지.저무는 일에 대해 하루도 상상하지 않은 날이 없다. 막연히 외롭고, 무섭고, 또 당연한 일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그렇게 매일매일 십몇 년을 생각했더니 그것에 대한 태도도 조금씩 달라지더라.지금은 별로 무섭지 않다.

그 순간 아쉬움이 더 크거나 외로울 것 같지 않다.

무엇보다 그리 가까울 것 같지 않다.

비관적이고 걱정 많은 아이였던 내가 그사이 이렇게나 달라질 수 있었던 이유는 그렇게 근근이 이어져 온 십몇 년 동안 지치지도 않고 매일 나를 안심시켜 준 누군가들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들 덕분에, 생각해 보면 나는 아이유로 살며 단 한순간도 혼자였던 적이 없다.

한 번도 나를 혼자 둔 적 없는 나의 부지런한 팬들에게.

어쩌면 타고나기를 악건성 타입인 내 마음속에 끝없이 사랑을 길러주어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또,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여전히 모르겠지만 번번이 내 곁을 선택해 주어 정말 고맙다는 말도.

당신들이 내게 그래주었듯 나도 당신들의 떠오름과 저묾의 순간에 함께하는 사람이고 싶다.

그 옆에서 “무섭지 않아. 우리 제일 근사하게 저물자.”라고 말해주는 사람이고 싶다.

 

너무 일찍 정상에 올라 내려올 일이 늘 두려웠다는 스타의 고백

그럼에도 팬들이 늘 사랑을 보내줘 안도하고 용기를 낼 수 있었다는,

이제는 그 덕분에 성숙해져 저무는 일이 무섭고 아쉽지 않으며 (무엇보다 담담해짐)

당신들의 떠오름과 저묾을 함께 응원하겠다는 사랑의 메시지입니다.

공감이 가고 사랑은 정말 우리를 한없이 확장시켜준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됩니다.

'Love wins all' 사랑은 모든 것을 이긴다는 메시지가 영화같은 뮤직비디오, 아름다운 선율과 강렬한 후렴, 자신의 삶을 걸고 승화되어 나온 가사 덕분에 감동을 증폭시키며 계속 오래 듣게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