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괜찮은 로맨틱 코미디 영화가 나왔습니다.
흥행력에서는 강력한 ‘서울의 봄’에 한참 밀리지만 무엇보다 관람평이 좋거든요.
영화 <싱글 인 서울>이 호평을 받는 요인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지금 시대 트렌드와 맞는 현실적인 로맨스 이야기
역대 최저로 낮아진 결혼율과 출산율이 반영하듯 점점 결혼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아집니다.
아예 '혼자가 좋다. 혼자가 편하다. 싱글 라이프를 즐긴다!'를 표방하는 싱글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멋진 주인공이 나오거든요.
그런데 혼자가 좋다는 싱글의 찐 속마음은 정말 연애도 No일까요?
그런가하면 솔로지만 늘 연애를 꿈꿔온 여자 주인공이 있습니다.
싱글 라이프를 자발적으로 추구하며 즐기는 사람과
연애에 대한 동경이 있는 사람간의 티키타카 이야기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수많은 싱글들의 마음과 트렌드를 어떻게 보여줄까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이야기 전개가 현실감이 있습니다.
남주와 여주는 반대되는 듯하면서 묘하게 연결되어 끌립니다.
정리정돈에 있어 상반되는 성격, 연애에 대해서도 상반되는 가치관을 지녔지만
대학 동문이고
출판사 편집자와 작가로 만나 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출판사 편집 직업 세계와 업계 풍경도 매우 촘촘하게 현실적으로 그려졌고
임수정의 편집자 캐릭터도 아주 잘 어울리고
남녀 주인공의 로맨스도 개연성있는 결말로 끝나
달콤하고 편안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영화였습니다.
개연성을 지나치게 무시한 <그대들 어떻게 살것인가>를 오전에 보며 꽉 채운 고구마를 상당히 해소할 수 있었죠.
같은 사건에 대한 기억의 차이...
우리는 보고 싶은 대로 보고 생각하고 싶은 대로 기억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네요.
사진첩같이 서울의 모습을 담은 영상미도
친숙하면서도 세련되어 좋았습니다.
2. 주연 배우들의 매력
이국적인 깊은 아이홀을 지닌 이동욱과 순수한 미소를 띤 임수정의 투 샷만으로도
로맨틱 멜로 영화의 설렘을 주는 데 딱입니다.
임수정
꽤 오랜 기간 '동안'의 대명사로 불리어졌는데
여전히 동안일까? 사랑스러울까?
내가 좋아하는 배우라 보고 싶었습니다.
영화를 보며 느낀 점은 ‘얼굴이 정말 작다’ '출판사 편집자가 정말 잘 어울린다'
봉준호 감독은 그녀가 비현실적인 외모를 지니고 현실적인 캐릭터를 너무나 잘 소화해
그 묘한 부조화가 인상적인 배우라고 평했다는데 그 말이 참 잘 들어맞는 것 같습니다.
수정씨를 보면서 늘 묘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얼굴은 나와 다른 세상의 사람처럼 생겼거든요. 그런데 '---ing'같은 영화를 보면 말과 행동이나 이런 것을, 일상적인 것을 너무 잘 담아내잖아요. 얼굴이 주는 다른 세상의 느낌과 연기의 너무나도 자연스런 느낌이 충돌하면서 묘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저는 ‘각설탕’을 감동적으로 봤는데 여리여리하니 쬐끄매보인 그녀가 의외로 키가 크다는 것도 알았고
승마를 타는 모습이 아주 잘 어울더라구요. 말 천둥이와의 교감도 찐인 것 같았구요.
새로운 도전을 겁낸다는 것을 깨닫고 소속사없이 지내며
개인적인 삶에 빠져보고 새로운 도전도 한다는 얘기에
용기있는 멋쁨까지 느껴지네요.
이동욱
실제 학창시절 내내 국어를 매우 잘 했다는데
국문 전공, 작가의 모습도 꽤 어울립니다.
잘 나가는 논술 강사, 파워 인플루언서가 되었음에도
혼자 지내는 생활을 고집하는 데에는
예전 관계들에서 실패한 상처때문인 것 같은데
자세하게 파고들지는 않아 열린 해석을 던져 줍니다.
그래도 임수정과 설레는 썸을 타고
작가가 되어 기쁨을 느끼는 부분이
사람간의 관계에서 오는 것이라 마음을 따듯하게 해줍니다.
영화의 메세지같은...
싱글 라이프를 살더라도 사람간의 온기는 누리고 사세요
"
윤계상이 감독 박범수의 전작 <레드카펫> 남주였던 인연 탓인지 우정 출연했는데
출연 비중은 작아도 극의 재미를 더하는 중요한 역할이에요.
겨울에 어울리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 <싱글 인 서울>
가볍게 보면서 기분 좋아지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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