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보다도 이틀 먼저, 즉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한국에서 개봉한 <인사이드 아웃2>가 개봉 28일만에 700만 관객을 돌파했다고 합니다.
또한 7월 10일 기준, 글로벌 수익 12억 5000만 달러 (한화 약 1조7231억원)를 벌어들이며 공식적으로 픽사에서 최고 수익을 올린 영화가 됐다고 합니다.(연예매체 버라이어티 보도)
전작 <인사이드 아웃1>이 호평을 받은 것과 폭넓은 관객층을 아우를 수 있다는 점이 흥행에 큰 기여를 한 것 같네요.
1. 인사이드 아웃 뜻
inside out은 '(안팎을) 뒤집어'라는 뜻입니다.
스웨터를 뒤집다, 집을 온통 뒤집다,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바꾸다 등의 예문으로 쓰입니다.
이 영화에서는 내면의 감정이 의인화되어 밖으로 보여지기에 '인사이드 아웃'을 제목으로 은유적으로 표현한 듯합니다.
2. 영화 캐릭터 소개
의인화된 감정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제작진이 공개한 스케치에 따르면, 맨 처음에 계획했던 감정 캐릭터는
1. 기쁨(joy)
2. 두려움(fear)
3. 슬픔(sadness)
4. 경멸감(disgust)
5. 분노(anger)
6. 권태(ennui)
7. 타인의 고통을 보고 느끼는 쾌감(schadenfreude)
8. 욕망(greed)
9. 시기(envy)
10. 사랑(love)
11. 자존심(pride)
11. 희망(hope)
13. 절망(despair)
14. 우울증(depression)
15. 수치심(shame)
16. 당황함(embarassing)
17. 짜증(irritation)
18. 침울함(gloom)
19. 죄의식(guilt)
20. 놀라움(surprise)
21. 신뢰(trust)
22. 외로움(loneliness)
23. 기대(anticipation)
등으로 20여 가지가 넘었다는데 그 중 기쁨(Joy), 슬픔(Sadness), 버럭(Anger), 까칠(Disgust), 소심(Fear)의 다섯 감정을 핵심 감정으로 추렸네요. 이름도 'Anger:분노' 대신 버럭이로, 'Disgust:혐오, 경멸' 대신 까칠이로, 'Fear:두려움' 대신 소심이로 애니메이션에 훨씬 어울리는 순화된 이름으로 잘 지었습니다.
머리카락이 털실같고 스웨터의 질감까지 표현한, 뛰어난 작화 실력이네요.
2편에서는 사춘기에 접어든 주인공 라일리의 감정에 불안 (Anxiety), 부럽 (Envy), 따분(Ennui), 당황(Embarrassment:어색함, 쑥쓰러움) 의 네 가지 감정이 더 합류합니다.
사춘기에 어울릴만한 반항, 죄책감, 의심과 불신, 창피함도 고려되었으나 탈락했다고 합니다. 따분이나 당황이 대신 반항이를 넣었을 것 같은데 말이죠.
3. 감정의 메커니즘
처음엔 감정들이 주체 또는 동력이 되어 감정 본부를 제어하며 라일리를 움직이는 것이 다소 의아했습니다.
"인간은 감정의 통제를 받아 행동했던가?"
그래서 감정의 메커니즘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일단 감정을 느끼는 주체는 가슴이 아니라 뇌입니다.
뇌가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뇌의 가장 앞부분인 전전두피질, 깊숙한 곳에 자리한 편도체 등이 활성화되며 감정이 발생합니다. 여기에는 전기 신호와 신경전달물질이라는 화학 물질이 뉴런을 통과하고 신경회로에서 이런 다양한 전기 화학 신호가 어우려져 감정을 생성하고 행동을 결정하게 된다고 합니다.
도파민(쾌감, 동기 부여에 관여), 엔도르핀(고통 완화, 즐거움)은 많이 들어봤죠. 그 외 세로토닌(의지력, 의욕, 기분 향상), 노르에피네프린(사고력, 집중력, 스트레스 대처 능력), 멜라토닌(수면의 질 향상), 옥시토신(신뢰감, 사랑, 연대감 증진) 등 많은 물질이 있습니다.
영화에서 신경다발처럼 보이는 통로를 쏴~악 지나 라일리가 반응하는 모습은 이런 감정의 메커니즘을 다소 반영한 듯합니다.
4. 어른들까지 감동시킨 <인사이드 아웃>의 메시지
핵심기억들과 경험들이 모여 엉뚱섬, 가족섬 등 성격을 형성하는 섬을 만든다는 설정도 흥미롭고 아름다웠습니다. 사춘기가 되며 사라진 섬도 있고 우정섬, 아이돌섬 등 새롭게 나타난 섬도 재밌었구요.
지금도 생생한
난 충분치 않아 "Im not good enough!"라고 끊임없이 울리는 내면의 목소리. 그 울먹이는 목소리...

사실 감정 본부를 장악한 불안이는 안쓰러운 우리의 일부분이지 빌런이 아니었습니다.
긍정적인 기억으로만 라일리를 회복시키려는 기쁨이가 오히려 빌런 혹은 사고뭉치에 가까와 보였던 것 같아요.
난 좋은 사람이야 "Im a good person!" 이라며 끊임없이 긍정확언을 무의식에 각인시키고, 나쁜 기억은 버리고 긍정으로만 포장하려는 그 행동.
의도는 라일리를 잘 되게 하기 위한 선한 것에서 출발했지만 그것이 결국 온전치 않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죠.
결국 기쁨, 불안 등 모든 감정이 얼싸안고 모든 기억을 수용하며 라일리의 자아 형성 빛 나무가 온전하게 솟아 오릅니다.
빛과 어둠, 긍정과 부정은 동전의 양면처럼 분리될 수 없으며
부정을 안고 가는 것이 진정한 긍정이라는 것,
기쁘고 슬프고 화나고 부끄럽고 불안했던 그 모든 시절의 내가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는 소중한 교훈을 알려줍니다.
그래서 모든 감정이 얼싸안는 마지막 장면에서는 눈물이 났네요.
5. 그래 알았고 그다음엔?
그래도 인간의 의지가 아닌 감정이 라일리를 쥐락펴락하고, 인간은 그 감정의 통제/영향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 이상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이렇다고 합니다.
생각은 감정을 콘트롤할 수 없다.
그러나 감정은 생각을 콘트롤할 수 있다.
따라서 몸으로 감정을 생각을 콘트롤해야 한다.
사실 감정을 인지하고 나면(알아차리기)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거리를 두게 되고 평온이 옵니다.
그런 면에서 영화에서는 감정 알아차리기가 전혀 등장하지 않는 것이 무척 아쉽습니다.
<내면소통>의 저자이며 <김주환의 내면소통> 유튜브를 운영하는 김주환 교수님은
내면의 평온과 회복력을 위해 '편안전활'을 강조합니다.
편도체를 안정화하고, 전전두피질을 활성화한다는 의미인데요
편도체 안정화 방법으로는 호흡, 명상, 마사지
전전두피질 활성화 방법으로는 알아차리기, 용서/연민/사랑/수용/감사/존중하기가 핵심 정수입니다.
몸과 의식으로 감정을, 생각을 콘트롤하는 방법이 되겠네요.
전 개인적으로 <인사이드 아웃1,2>가 그리 새롭지 않았고(서사와 메시지 측면)
<소울>과 <엘리멘탈>에서 훨씬 더 큰 감동과 재미를 느꼈던 것 같습니다.
그럼 <인사이드 아웃> 재밌게 보시고
자신과의 내면소통도 생활화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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